줄기를 쳐다보면 가시가 송송 나있다.
잎 모양은 삼각형인데 뒷면에도 가시처럼 까실거린다.
밭에서 일하던 시어머니가 볼일이 급해 일을 본후 나뭇잎으로 뒤를 닦을려고 잎을 찾다가 이 꽃의 잎으로 닦으려고
했더니 가시때문에 엄청 아팠단다. 그러면서 한 말이 며느리 밑이나 씼을것이지... 헐...
고부간의 갈등은 이렇게 이쁜 꽃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구나..ㅜㅜ
며느리밑씻개 / 김승기
며눌아가야
이제 너를 사랑하련다
미움도 오래하면 정이 드는 것
오래도록 미워했구나
시에미의 심술에
가시 긁히고 피 많이 흘렸을 게야
무엇보다 가슴이 아팠을 게야
이렇게 착하고 이쁜걸
어쩌자고 미워하기만 했는지
벙어리 냉가슴으로 눈물만 그렁그렁한 얼굴
이제서야 눈에 밟히는구나
붉은 갈퀴손
이 가지 저 가지 휘저으며 덩굴 벋어도
겨우 한 해를 잘 살자고 발버둥치는 일인데
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지 못했구나
지상에 뿌리 내린 어느 풀 나무인들 한결같이
하늘 향해 오르고 싶은 마음
어찌 너라고 없었겠느냐
사랑하련다
사랑의 일이 언제나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이지만
미움의 일보다야 더하겠느냐
이젠 사랑으로 아파하고 싶구나
착하고 이쁜 며눌아가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