꽃나무 이야기

며느리밑씻개

청매화 2013. 9. 10. 14:53

줄기를 쳐다보면 가시가 송송 나있다.

잎 모양은 삼각형인데 뒷면에도 가시처럼 까실거린다.


밭에서 일하던 시어머니가 볼일이 급해 일을 본후 나뭇잎으로 뒤를 닦을려고 잎을 찾다가 이 꽃의 잎으로 닦으려고

했더니 가시때문에 엄청 아팠단다. 그러면서 한 말이 며느리 밑이나 씼을것이지... 헐...

고부간의 갈등은 이렇게 이쁜 꽃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구나..ㅜㅜ


며느리밑씻개 / 김승기


며눌아가야

이제 너를 사랑하련다

미움도 오래하면 정이 드는 것

오래도록 미워했구나

시에미의 심술에 

가시 긁히고 피 많이 흘렸을 게야

무엇보다 가슴이 아팠을 게야

이렇게 착하고 이쁜걸

어쩌자고 미워하기만 했는지

벙어리 냉가슴으로 눈물만 그렁그렁한 얼굴

이제서야 눈에 밟히는구나

붉은 갈퀴손

이 가지 저 가지 휘저으며 덩굴 벋어도

겨우 한 해를 잘 살자고 발버둥치는 일인데

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지 못했구나

지상에 뿌리 내린 어느 풀 나무인들 한결같이 

하늘 향해 오르고 싶은 마음

어찌 너라고 없었겠느냐

사랑하련다

사랑의 일이 언제나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이지만

미움의 일보다야 더하겠느냐

이젠 사랑으로 아파하고 싶구나

착하고 이쁜 며눌아가야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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